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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이름은 이르고야.

난 지금 운암정 대령숙수의 후계자야.

최고의 요리사란 말이지.

신문에 맛집으로도 많이 소개되고, tv에도 많이 나왔어.

요리평론가들도 내 요리를 한 번 먹어보고는 최고의 평가를 내려주고 있어.

난 정말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어.


어제는 루시가 친구를 데리고 내 요리를 먹으러 왔어.

루시의 친구 중에는 부두라는 고양이가 있는데, 부두는 사람들이랑 같이 살지 않고 혼자 나와서 살고 있어. 가끔씩 루시랑 나는 부두네 집에 놀러가곤 하는데, 부두의 집은 사람들이 없어서 조용하고 편안해 보이긴 하는데, 먹을 것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 매번 놀러갈 때마다 공놀이나 장난감 쥐를 가지고 놀기만 하지 먹을 것을 주는 적은 없었어.


그런데 부두는 원래부터 혼자 살지는 않았고, 예전에 몇 년 동안 사람들이랑 같이 살았었는데, 그 사람들은 돈이 많았던 사람이래, 그래서 부두는 굉장히 좋은 음식을 매일 먹으면서 살았었나봐. 그래서 부두는 굉장히 까다롭고 정확한 음식 맛을 알 수 있는 미각을 가지고 있어. 가끔은 음식전문지에 요리칼럼을 써주기도 하나봐.


난 부두랑 루시를 자리에 앉게 한 다음 따뜻한 브로콜리치즈스프를 내 줬어.

거기다 부드러운 빵이랑 소금으로만 간을 한 비스켓을 찍어먹을 수 있게 줬어.

“야 이르고 스프가 굉장히 맛있다. 빵이랑 비스켓도 정말 잘구웠네. 이때까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는 것 같아.”

부두가 감탄하나봐.

기분이 좋은데?

그런데 빵이랑 비스켓은 내가 구운게 아닌데. 가게에서 산건데. 부두는 모르나봐.


그다음 나간 음식이 차가운 우유에 적신 신선한 연어를 내줬어.

차갑고 고소한 우유와, 신선하고 고소한 연어는 정말 잘 어울리는 음식이야.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야 이르고, 벌써 비욜레강에서 연어가 올라오니? 우와 연어가 굉장히 고소하고 맛있어. 니가 잡았니?”

어떻하지? 부두는 연어를 내가 직접 잡은 건줄 아나봐. 코스트코에서 벌크로 굉장히 싸게 산건데.


마지막으로 간장게장을 내줬어.

이제 곧 날씨가 따뜻해지면 꽃게가 또 많이 잡히겠구나.

간장게장은 짜지않게 담그는게 중요해. 게장이 짜면 게 한 마리로 공기밥을 두그릇 먹을 수 있지만, 꽃게 특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가 없거든, 그리고 게장은 암게로 담그고, 쪄먹는건 숫게가 더 좋아. 암게의 알은 쪄지면 퍼석퍼석하거든. 알았지?

간장게장의 암케알을 싹싹 긁어내서 밥을 잘 비벼먹은 부두는 부른 배를 두드리면서 매실차를 한모금 마시면서 이야기했어.

“야 이르고, 간장게장 정말 맛있다. 예전에 사람들이랑 같이 살때도 간장게장 자주먹었어, 그때도 짜지 않고, 숯이랑 매운고추를 넣어서 장을 끓여서인지 오랫동안 게장을 보관해도 게살이 탱글탱글한게 오래갔지, 근데 니가 담근 게장은 더 맛있어, 넌정말 최고의 요리사야”

그 간장게장은 홈쇼핑에서 산 ‘김수미간장게장’인데.. 부두에게는 이야기 안하는게 좋겠지?


다음날 부두에게서 전화가 왔어.

“야 이르고, 니 음식을 칼럼에 써서 일간지들에 다 돌렸어, 월말에 나오는 부르당지에는 최고의 칼럼을 써서 올려줄게”


고마워 부두야.

난 최고의 요리사야.


Posted by 종이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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